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산학일체 혁신대학
청소년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고민거리를 던지는 책들이 있다. 나에게 ‘페인트’는 바로 그런 책이다.
페인트는 저출산 시대가 이어지자, 정부가 직접 아이들을 양육하는 정책을 도입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 정책 아래 아이들은 ‘NC센터’에서 자라며, 아이가 면접을 통해 원하는 부모를 선택할 기회를 부여한다. 이 부모 면접 과정을 ‘페인트’라고 부른다.
NC센터에서 자란 아이들 중 입양되지 않은 아이들은 20세가 되면 센터를 떠나 자립해야 하는데, 이때 ‘NC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하루빨리 입양되어 꼬리표를 떼길 원한다.
주인공 제누301은 곧 성인이 되지만, 페인트 과정에서 여러 번 실망한끝에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사회에 나가기 전에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쌓기 위해서 페인트를 진행한다. 그러나 본인의 예상과 다르게 진정으로 자신의 편이 되어 줄 사람을 만나게 되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색칠해 나간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독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였다. 아무이유 없이 골랐던 책이었지만, 다 읽고 난 후 깊은 생각에 빠졌다. 평소 당연히 여겼던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소설 속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부모상을 그리고 페인트를 하면서 면접 대상이 자신의 부모상과 맞는지 확인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한 걸음 더나아가, 자신이 부모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필요에 의해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 되길 원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한 번이라도 부모님기대에 맞는 자녀인지 고민해 본 적이 있었을까? 나는 완벽한 부모를 원하면서도, 내가 부모를 위해 노력한 적은 있었을까? 어쩌면 나는 가족이라는 관계가 불완전한 것이며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처럼 페인트는 가족과 부모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자식으로서의 내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작품이다. 책을 통해 가족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경험하고 싶은 학우들에게 페인트를 추천하고 싶다.
글 정수빈 기자